내가 언제까지 IT업계에서 일할 수 있을까?

내가 언제까지 IT업계에서 일할 수 있을까?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카카오페이 기술전략팀에서 기술직군의 업무 효율성과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 제임스입니다.

얼마 전 카카오페이 테크톡(내부 기술 공유 세션)을 통해서 “내가 언제까지 IT업계에서 일할 수 있을까?” 라는 어그로 끄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술직군 분들이 참여하셨고, 성원에 힘입어 따로 2차 추가 설명회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급변하는 IT업계에서 노후에도 내가 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걱정을 다들 하고 계신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 글에서 IT쟁이의 노후 고민과 좋은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기술사 준비에 기반한 제 경험을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카카오페이 기술직군 뿐만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회사의 기술직군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Q. 인문학이 밥 먹여 줍니까?
A. 밥은 안 먹여 주지만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줍니다.

"인문학이란 삶의 가치를 다루는 일이다.

문학이나 철학 또는 역사학이 오늘의 밥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계속되는 인생에서 어떤 태도로 밥을 벌어야 하는지는 일깨워 줄 수 있다

가치를 지향하고 고심하는 삶은 현재의 고단함에 매여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 인문학 콘서트 서문 중 -

중니어 시절 겉멋이 들어서 인문학 책을 좀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제일 처음 읽었던 인문학 콘서트라는 책에서 서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IT에 빗대어서 보면 “내가 그동안 밥을 빌어먹기 위해서만 달려왔던 것 아닌가? 밥을 맛있게 먹으려고 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그런 생각과 함께 책을 덮고 잊었지만, 오늘 얘기할 기술사 취득 후 밥을 조금이나마 맛있게 먹는 삶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렇게 하면 “노후대비 완벽해! 노인이 되어서도 IT 하면서 먹고 살수 있어!”라는 결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도 시작은 그러했지만 과정과 결과를 통해서 다른 가치 있는 부분을 얻었고, 그 내용이 제가 전하고 싶은 핵심입니다.

IT쟁이의 노후 고민과 결정

기술직군으로써 미래에 대한 고민

저는 오늘 기준 18년 넘게 IT에 몸을 담고 있는 IT쟁이입니다. 컴공을 졸업하고 무난하게 개발자 테크트리를 탔고, 점점 경력이 쌓여 개발 리딩 역할을 하다가 TAM(Technical Account Manager)로 전향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카카오페이 기술전략팀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당연히 저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기술직군으로서 60살이 넘어서도 IT업계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라는 물음에 답변은 당연히 “No I can’t…”였습니다. 그래서 고민한 것이 “치킨집은 망하니 안되고 버스 한대 사서 운전이나 하고 다닐까?”였습니다.

아직 짧게 살아온 인생이지만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버스 기사하려고 참 멀리 돌아온 셈이다. 이럴 거면 그냥 졸업하고 버스부터 몰았으면 지금쯤 베테랑일 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IT 기술사 도전 계기

하루는 같이 일하는 TAM 직군 동료 포텐과 점심을 먹고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고 노후에 대한 한탄을 같이 하다가, 포텐이 기술사를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습니다.(참고로 포텐 기술사입니다.) 기술 경력도 살리면서 노후대비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고마운 제안이었고, 내 남은 IT 인생에 한줄기 빛 같은 말이었습니다. 내용을 듣고 ROI 따져 보니 2년 정도 공부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지금 하던 경력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돈도 벌 수 있어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이거면 내가 노후 걱정하지 않고 돈 벌 수 있겠다!”하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후대비를 위한 기술사 도전 과정

기술사 라이선스 설명

기술사 도전 과정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기에 앞서, 기술사 라이선스가 어떤 라이선스 인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기술사는 국가기술자격 중에 최고 등급의 자격증입니다.

국가기술자격
「자격기본법」에 따른 국가자격 중 산업과 관련이 있는 기술·기능 및 서비스 분야의 자격을 말한다

기술사의 정의
제2조(정의) 이 법에서 “기술사”란 해당 기술 분야에 관한 고도의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에 입각한 응용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국가기술자격법」 제10조에 따라 기술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

기능사부터 산업기사 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기술사까지 있으며, 일반적으로 기사를 취득하고 관련 실무경력이 4년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습니다. IT뿐만 아니라 건축, 소방, 전기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사가 있습니다. IT 분야는 정보관리기술사,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정보통신기술사 이 3개가 대표적이며 정보공학기술사회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 정보관리기술사에 도전하였고, 다음 단락에서 취득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술사 도전 과정

IT기술사의 공부 범위는 요약하면 그냥 IT 전체입니다.
학원에서 교육을 위해 분류한 범위를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1. IT경영전략
2. 프로젝트관리
3. 소프트웨어공학
4. 디지털서비스
5. 네트워크
6. 보안
7. DB
8. CA/OS
9. AI
10. 통계

실제 업무를 하고 있는 분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긴 해야 합니다. 공부 자체로도 당연히 업무에 도움이 되고, 라이선스 취득 시 노후준비도 되니 정말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입니다.

아무튼 범위가 너무 크고, 무엇보다 필기시험이 서술형으로 400분 동안 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직접 손으로 써내야 합니다. 말 그대로 난이도가 너무 높은 건 사실입니다. 필기의 높은 허들에 막혀 취득 시간이 필기 기준으로 평균 18개월(독학은 3년 이상)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카카오페이의 유능한 개발자분들과 마찬가지로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납니다. 옆에 있는 기술사 포텐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공부하여 습득하는 방법을 깨우쳤고, 129회 정보관리기술사에 단 4개월 만에 그것도 1명만 뽑는데 합격하는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

공부 방법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공부할 시간을 1주일에 40시간 정도 확보한다.
2. 스크럼 개발 방법론을 이용한 반복 학습 진행
3. 합격한다.

너무 방법이 간단하지 않냐고 하겠지만, 본인에게 맞는 공부 방법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그대로 합격입니다. 방법이 어려운 게 아닙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아래 이미지는 위 내용을 바탕으로 제 공부 방법을 한 장으로 요약한 이미지입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4개월 만에 합격해서 증명된 방법이기도 하고, 실제 현재 도전하고 있는 많은 예비 기술사님들이 테일러링해서 적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카카오페이에 입사하셔서 저에게 직접 들으시거나 제 블로그에 내용을 정리해두었으니 참고하셔도 됩니다^^

기술사 취득하고 얻은 결과

이제부터가 제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고 같이 고민해 볼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힘든 과정을 극복하며 준비했고, 그 결과로 얻고자 한 기술사 자격을 얻었습니다. 그 외에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도 따라왔는데, 그 부분이 저에게는 엄청 큰 부분으로 다가왔습니다. 밥을 맛있게 먹으려고 인문학 책을 읽듯이, 이런 도전 과정과 성과밥을 맛있게 벌어먹는 삶으로 이끌어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얻고자 한 것

우선 제가 얻고자 한 것은 노후대비입니다. 기술사를 취득하면 아래와 같은 자격과 혜택이 따라옵니다.

1. 정보시스템 수석감리 자격
2. 외부 평가 및 강의
3. 한국산업기술평가위원
4. NIPA평가위원
5. 과학기술인공제회
6. 전문자격수당/5급 공무원 채용 자격(변호사와 동일)

그 외 활동하고 계신 1,200명의 기술사분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기회, 기술사 명함 그리고 얕지만 폭넓은 IT 지식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원래 도전부터 얻고자 한 것이었고, 노후 대비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혜택과 자격들이 노후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내가 그냥 얻은 것 - 더욱더 큰 가치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따라온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취감 외에도 몇 가지가 있지만 가정 내의 신분 상승과 조금 더 내 삶을 가치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선한 영향력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가정 내 신분 상승은 많은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고생하지만 집에서는 누워서 유튜브 삼매경에 빠져있는 모습만 가족에게 비칠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진중한 모습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 이루어 내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라떼는 말이야” 하는 꼰대가 아닌 “아빠는 말이야”로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과정을 보여줬기에 아마 처음으로 인정받는 시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에게 수드라 계급에서 공부 조언도 할 수 있는 바이샤 정도로 상승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가정 내에서 인정이라기보단, 평생을 살면서 이런 모습을 내 가족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싶습니다. 나이 먹고 이젠 퇴직을 걱정하는 힘없는 가장이 아닌, 지금도 할 수 있고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는 점과 나도 나를 가치있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재미있고 가치있는 삶입니다. 단순히 밥만 먹고자 하는 삶이 아닌 맛있게 먹는 삶으로서 한 발짝 나아가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제임스 조금 성장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고, 저에게 큰 가치로 다가왔습니다. 기술사 합격 후에 기술사를 바탕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기술사에 도전하는 여러 분들을 멘토링으로 돕고 있고 있습니다. 내부 기술 지원 크루들과 같이 역량과 커리어를 고민하고,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기술전략팀의 프로답게 좀 더 넓은 시각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가치는 개인별로 얻는 부분과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 있지만, 꼭 기술사가 아니더라도 본인과 남은 인생을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면 어떨까 합니다.

함께 성장하는 카카오페이 기술인들

카카오페이 공부쟁이

테크톡을 마치고 카카오페이 공부쟁이라는 내부 커뮤니티 채널을 개설하여 내부 크루들이 기술사 뿐만 아니라 ISMS-P나 감리사 등 여러 방향으로 같이 고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카카오페이 공부쟁이 채널에 참여했습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공부 과정과 목표 달성을 통해서 성취감도 얻고, 그 안에서 서로 노후까지 이끌어 주는 인연이 되고자 이제 준비 단계지만 천천히 시작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이런 활동을 시작으로 저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분에서, 그리고 크루 분들은 노후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가치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TAM (Technical Account Manager)

일전에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드린 적이 있는데요, 카카오페이 내 Technical Account 조직 내에서도 역량 향상과 각자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천천히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술사, ISMS-P, TA (Technical Architect), APIM (API Management)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커리어를 고민하고, 도서를 통한 스터디나 개별 활동으로 해당 부분 역량을 키우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TAM 크루들도 서로 고민하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기술사는 방법 중에 한 가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밥을 먹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왔다면, 더 나은 가치를 찾고 밥을 맛있게 먹는 삶을 위해서 달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재미있고 가치있는 삶으로 달려갈 당신을 카카오페이 크루들이 응원합니다.😀

그리고 내 동료가 돼라.
그리고 내 동료가 돼라.

james.h
james.h

기술지원 담당자(Technical Account Manager)로 카카오페이의 서비스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제임스입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