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카카오페이 기술전략팀 제임스입니다. 일전에 내가 언제까지 IT업계에서 일할 수 있을까? 와 카카오페이 성장과 함께 하는 기술지원 직무를 소개합니다. 에 이어서 3번째로 기술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해당 포스팅을 통해서 여러분과 나누어볼 이야기는 Dynamic QR 결제(이하 DQR) 시스템입니다. 카카오페이 결제 시스템 중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특허까지 등록하여 기술 보호를 하고 있는 해당 기술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결제는 우리가 알아서 할게 넌 한타에 집중해
첫 번째 단락을 약간 어그로 끌도록 뽑아보았는데요^^. PC방에서 게임을 해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게임 도중에 식사나 음료를 시킬 경우 아래와 같은 절차를 밟게 됩니다.
주문을 하고 카드를 전달하고 다시 카드를 받는 액션이 필요한데, 마침 중요한 라인전 중이라면 이런 액션 하나하나가 엄청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갑자기 게임의 폭력성을 얘기하면서 PC방의 전원을 내렸던 뉴스가 생각나네요^^) 점원 입장에서도 카드를 받아서 결제를 하고 다시 고객에게 전달해 줘야 하는 시간과 노동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DQR 시스템이 적용된 PC방에서 결제를 하게 된다면 아래와 같이 고객과 점원 모두 획기적으로 업무가 줄게 됩니다.
고객은 주문과 동시에 결제를 할 수 있어 좀 더 끊김 없는 라인전을 즐길 수 있고, 점원은 고객을 한 번만 마주쳐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러한 카카오페이 DQR에 대한 기술 개발기와 함께, 어떻게 특허까지 등록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DQR은 뭐고 어떤 부분으로 특허를 낸거야?
우선은 DQR을 얘기하기 전에 QR에 대해서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QR과 SQR 그리고 DQR
QR Code (Quick-Response Code, 이하 QR Code)
1차원 88바코드가 난무하던 시절, 좀 더 많은 데이터를 담기 위해 QR이라는 2차원 바코드가 등장했습니다. QR은 1차원 바코드가 지닌 24byte 정도의 데이터 한계를 뛰어넘어 7KB 데이터까지 저장할 수 있습니다. 비록 7KB가 적은 데이터로 생각될 수 있지만, 평균 웹사이트의 URL이 40byte 이내로 구성된다는 것으로 보아, QR의 7KB는 기본 정보를 담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또한 QR코드는 오류 정정과 이미지 보정 리딩 각도 등 여러 면에서 1차원 바코드에 비해 혁신적인 바코드이며,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더불어 현재 없어서는 안 될 인식 수단이 되었습니다. 상세한 스펙은 위키피디아 QR code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SQR
이러한 QR를 매장이나 각종 판촉물에 인쇄해서 비치한 것이 SQR (Static QR, 소호결제)입니다. QR 스펙을 최대한 활용해 매장 정보와 각종 필요한 정보를 담았고, 전국 수십만 가맹점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쇄를 하는 순간 정보는 고정되어 버리고, 당연히 금액과 같이 변동되는 정보는 담아서 처리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DQR (Dynamic QR)
그래서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담아서 QR을 생성해야 할 필요를 충족하고자 생겨난 것이 바로 DQR (Dynamic QR)입니다. DQR은 고객 입장에서도 SQR과 달리 금액을 매번 입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좀 더 편리합니다.
DQR은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담아서 결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회사에서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고객 관점 기획과 설계
저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DQR을 활용하여 별도의 결제 단말기가 없어도 고객이 앉은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결제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여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였습니다.
우선 결제 시스템에 뼈를 묻고 계신 기획자 luke.sky를 필두로 olive.u와 함께, 결제 단말기로 이동하거나 점원과 대면하지 않고서 어떻게 하면 앉은 자리에서 고객이 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 관점의 편리성과 개발 관점의 재사용성, 그리고 사업 관점의 빠른 확장까지 모두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1. 고객 관점의 편리성
앉은 자리에서 결제 → 고객의 화면에 결제정보 출력(DQR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출력) → 고객이 QR을 찍어서 결제 완료
2. 개발 관점의 재사용과 생산성
기존의 결제망 그대로 이용 → 중앙 서버를 이용한 일괄 배포 → 개발 표준을 이용한 API 적용 → 손쉬운 개발과 높은 생산성
3. 비즈니스 관점의 빠른 확장
결제가 많이 일어나는 곳 → 고객의 불편함과 니즈가 있는 곳 → 편리함으로 재사용률을 높일 것 → 높은 매출로 이어질 것
왜 피시방부터 적용했는지?
DQR은 고객의 휴대폰이 결제 단말기가 되는 구조입니다. 카드 리더기와 같은 별도의 결제 단말기가 필요 없다는 특성 때문에, 고객이 직접 주문을 하는 셀프 매장이나 무인매장에 정말 효과적인 기술입니다. 그래서 PC방은 고객이 직접 주문하는 형태에 적용하기 매우 적합했습니다.
여기서 “그렇게 고객이 직접 결제하는 시스템이 온라인 결제 아니냐? 원래 있던 거 아니냐” 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결제와 DQR은 고객이 보기에 동일하지만, 온라인 결제의 경우 PG (Payment Gateway) 형태로 정산 시 수수료가 발생하여 오프라인에 적용하기에는 수익적인 이슈가 있어 불가능했습니다. 참고로, 결제 대금을 PG사에서 받고 가맹점별로 정산하여 정산 대행 수수료 발생하며, 대부분의 온라인 결제가 이와 같습니다.
DQR이 피시방에서 활성화된 이유
DQR이 피시방에서 제대로 활성화된 이유는 그냥 편해서입니다. 다른 건 없고 그냥 편리하면 많은 고객들이 사용해 주십니다. 이런 점에서 고객 여정 지도, 디자인 씽킹, 고객 공감 지도 등이 대두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게 될 고객을 생각하면서 만들면, 해당 Product는 DQR와 같이 많은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적합한 기술인 DQR을 기존 결제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여 PC방에 일괄적으로 배포하여 적용한 결과, 편리한 사용성을 바탕으로 그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역시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여 기획하고 개발한 시스템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게 되네요^^
첨부터 특허를 등록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잘 되니 등록하고 싶었다.
전국 피시방 적용 후 편리한 사용성 + 매출
저도 피시방을 갈 경우가 있는데 음식 주문 시 카카오페이 결제를 이용합니다. 애사심보다는 편리성 때문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고객들이 이러한 편리성 때문에 론칭 후 DQR의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결제의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시스템으로 성장했습니다.
오픈관련 기사 내용: 엔미디어플랫폼 PC방 게토, ‘카카오페이’로 결제한다
카카오페이 기술 보호
DQR 결제 시스템은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많은 PC방에 적용되었기 때문에 경쟁사에서 시스템 구조를 파악하여 개발한다면 언제든지 적용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서버 간 API를 연동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고객 관점의 기획과 기존 결제망의 이용, 가맹점 입장의 수수료 절감의 효과는 저희의 노하우였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기술 보호의 필요성을 느꼈고 특허 등록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특허제도는 발명을 보호·장려함으로써 국가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이며 (특허법 제1조)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기술 공개의 대가로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을 구체적인 수단으로 사용
- 기술 공개 → 기술 축적, 공개 기술 활용 → 산업 발전
- 독점권 부여 → 사업화 촉진, 발명 의욕 고취 → 산업 발전
특허의 등록 절차는 매우 복잡하지만 변리사의 도움을 받아서 수개월간의 우여곡절과 노력 끝에 특허의 출원과 등록을 완료하였습니다. 특허제도의 목적처럼 기술공개로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독점권을 토대로 기술의 남용에 대한 방어를 하는 목적을 이루어 냈습니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서 검색(1022984700000)
특허 등록 내용
본 기술은 간편 결제 장치 및 방법에 관한 것이다. 본 기술의 간편 결제 장치는 가맹점 서버와 통신하며 주문 정보를 수신하여 키값을 포함하는 결제 코드 정보를 생성하고, 사용자 단말장치와 통신하며 상기 결제 코드 정보를 이용한 결제 진행에 대해 사용자 인증 과정을 수행하는 결제 코드 생성/인증 처리부 및 상기 사용자 인증이 완료된 경우 상기 결제 코드 정보를 상기 가맹점 서버로 전송하여 상기 키값에 기초한 가맹점 서버-VAN사간 결제 프로세스를 진행시키는 결제 처리부를 포함한다.
본 기술은 스캐너가 없는 가맹점 환경에서도 PG망을 사용하지 않고 오프라인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여 가맹점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특허에 대한 요약 내용입니다. 일단 제가 읽어도 잘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세계에서는 그 세계의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시고 제가 잘 풀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우선 도면을 한번 보고 가시죠.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DQR 자체는 원래 있는 개념이라서 특허로 등록은 불가합니다. 저희가 중점적으로 특허를 낸 부분을 알기 쉽게 정리하면
- 가맹점 서버 > 카카오페이 서버가 통신을 하여 결제 정보를 받는다.
- 카카오페이에서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키값을 생성한다.
- 해당 키값을 카카오페이 서버 > 가맹점 서버 > 가맹점 단말기(PC)로 전송한다.
- 가맹점 단말기(PC)는 수신한 키값으로 DQR을 화면에 출력한다.
- 고객은 해당 DQR을 사용자앱(카카오톡/페이앱)으로 찍어서 인증처리를 한다.
- 가맹점 서버는 인증 완료를 확인하고 기존 결제망(VAN > 카드사)으로 결제를 완료한다
입니다.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맹점 서버와 카카오페이 간 결제 정보와 인증키 값을 주고받아 스캐너가 없는 가맹점에서도 기존 결제망을 이용하여 결제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식이 특허의 핵심입니다.
특허는 “어떤 위대한 아이디어를 통해서 개발된 것”이 아니라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 혹은 내가 조금 더 빠르게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등록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한 카카오페이 서비스와 기술 보호
지금까지 카카오페이 DQR 개발기와 특허 등록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 IT는 더욱더 가속화되어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진적인 기술의 변화에도 “고객 관점으로 개발한 기술은 오랫동안 사랑받는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 같습니다. 고객 관점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한 기술에 대해서 특허 등록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지요? 특허로 기술을 공개하면서 업계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무단 사용 혹은 기술 침해 가능성도 사전에 대비하며 기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허 등록을 통한 개인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나 이력사항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블로그는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에도 좋은 주제와 내용이 있다면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